[영화] 황진이, 한국 영화의 다양성?

2007. 6. 1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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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16세기에 살았던 21세기의 여인이라는 멋진 카피를 갖고
141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영화관에서 날 괴롭혔던 영화다.

사람도 없는 심야라서, 자리도 편했건만...
앞자리에 발도 올려보고, 허리도 쭈욱 곧게 펴고 봤건만
영화보는 내내,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기분이 그닥 좋지 않은건..
이 영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순전히 내 탓일지도 모른다.

역사 교과서에나 나올법한 이야기들을 간간히 풀어주고,
황진이가 벽계수에게 전한 시를 전달해주고,
화적떼가 된 "놈"이와의 사이에서 애틋할 뻔한 사랑도 풀어주고..

도무지 알 수 없는 내용들은 분절되고 파편화된 소재들을 연결시키느라
다들 머리가 아팠을 것 같다. 무언가 하나에 집중되지 못한 느낌을 갖는 것은...

왜 서경덕 선생을 찾아가서 그 생뚱맞은 선문답을 나눈 것이며,
벽계수와는 그냥 에피소드 형태로 지나가듯 그런 것이며,
"놈이"가 차지에서, 화적으로 넘어가는 이야기 전개도 도약이 심하고..

뭐랄까.. 한 20부작 대하드라마로 만들어야 할 내용들을,
141분에 한껏 녹여보려고 하니.. 이것도 넣어야 될 것 같고
저것도 넣어야 될 것 같았나보다.

나에게는, 산해진미가 차려져 있는데, 각자 음식들이 맛도 없는데
많기만 많아서 괴로웠던것 같다.

21세기에 본, 16세기 소재의 최악의 영화였다.
각 요소들이 따로 노는 비빔밥 같은...
한국 영화의 침체기라고, 할리우드가 영화관을 평정했다고 기사 쓰지마라..
이런 영화 있으면 나같아도 안본다.

p.s. 아참 일기 제목은 이런 글 쓰려고 한거 아닌데 흥분했나보다.
이런 영화도 수용하고 좋아라하는 관객이 되어야 하는데 난 아닌가보다.
일본처럼 인구수가 1억 넘으면 이런 영화 좋아라하는 마니아 생기겠지..

과다한 아웃포커스를 이용한, 비주얼에 치중한 영화...
사운드는 마치 녹음실에서 재녹음한듯한 현실감 떨어지는 사운드..
유지태, 송혜교의 어설프고 느낌없는 대사 진행과 연기..
어느 것 하나.. 맘에 드는 것 없는데.. 이런 것 좋아하는 사람 생겨야
문화의 다양성이 충족될 것 같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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