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사진 소송 이후와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조언~

2008.11.18 13:09

1년 전의 일을 되새김질 하는게 그다지 유쾌하지는 않지만,

블로그 댓글, 방명록, 이메일 등으로 문의주시는 많은 결혼 피해자 분들에게
보다 정확한 정보를 드려야겠단 생각에 최종적인 정리를 해봅니다.

앞선 글에서 보면, 남의 소중한 추억에 대해 한 마디 사과도 없는 놈들... 에서는 
제가 느끼는, 주관적인 판단이 잘못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하여
제 블로그와 slrclub에 올려서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물어봤었습니다.

혼자서 해보는 소액소송, 결혼식 사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에서는 소장을 접수한 이후의 심경과 소장 내용을 공개했었습니다.
주된 소송의 취지는, 계약 당사자인 신랑에게는 계약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을,
계약 당사자는 아니지만 정신적인 손해를 입은 신부에게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이었습니다.

사실 주변의 법조인들에게 물어 물어 어떤 취지로 소송을 하면 좋을지 물어서 한 탓에,
계약불이행과 손해배상의 경합 관계에 대해 많이 문제가 되어서 아예 원고를 두 명으로 나누어서 청구하였고,
둘 중에 어느 한 명에 대한 승소만 되어도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소송 제기후, 최초 심리까지 개인적으로 준비했던 것은, 해당 사진이 정말 잘못 찍은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구하기 위해
사진관을 경영하는 사람들의 증언을 채취하거나, 사진 전문가의 감정서를 받는 것 등이었습니다.
즉 판사의 입장에서 이 사진이 다른 결혼 사진과 어떻게 다르고, 무엇이 문제인지 밝히는 것은 급선무였기 때문이었죠.

잘 나온 결혼사진들을 구하고, 전문가들의 감정서를 얻으려는 찰나에 스튜디오에서 연락이 왔었습니다.
만나서 사과를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정말 수개월간 연락 한 번 없다가 사과하는 거 너무 싫었는데..
만나야했습니다. 그리고선 사과를 받았습니다. 집사람에게 동의도 안 받고 저 혼자 합의봤습니다.

앨범을 주겠다고 했는데 거절했습니다. 저런 앨범 받으면, 받고나서 평생 이 생각 못지울 것 같았습니다.
손해배상조의 합의금과 함께 나중에 아이 돌사진을 찍어주겠다는 약조를 받고 돌아섰는데,
씁쓸함이 입가에 맴돌았습니다. 소송까지 안가고서도 충분히 사과 받고 싶었는데...
소송이 임박해서야 이런 식으로 합의하자는 것, 그리고 블로그에 스튜디오 명을 숨겨달라는 요구까지..
(집 사람은 나중에 아이 돌사진은 절대 맡길 수 없다고 해서, 뭐 안쓰겠지만서두 저런 제의를 하더군요)

사실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은 정말 맘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 개개인은 정말 다 좋은 사람들인데,
하필이면 본식 촬영을 이상한 사람에게 하도급줘서 이렇게 만든 것 하나 때문에 그 모든 좋은 기억들이 사그라들고 말았던 것이죠.
불구대천지원수가 되는 소송까지 이르게 되었으니.. 쩝...

암튼 그렇게 합의하고, 소송은 취하하고 조용히 잊고, 앨범도 없는 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집 사람은 친구들이 찍어준 사진으로, 나보고 작은 사진첩이라도 만들어 달래는데, 이놈이 게을러서 못만들고 있습니다)

결혼을 준비하는 많은 친구들에게 해주는 조언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결혼식 사진에 관련된 많은 분쟁은 다음과 같이 범주화 해볼 수 있겠네요.

1. 결혼식 필름 분실 또는 파일 손상
        - 가장 많고 빈번한 사례이다. 심지어 사진결과물이 심하게 질이 떨어지면, 삭제해버리는 악질도 있다고 한다.
2. 지연 도착 또는 불출석
        - 또다른 어이없는 사례지만 많다. 사진사가 이전 결혼식에서 늦게 출발해서 못오는 경우도 왕왕 있다.    
2. 조명 또는 장비의 부적절한 사용
        - 나와 같은 경우인데, 의외로 최근들어 많다. 특히나 강남권 스튜디오에서 많이 발생한다.

1번은 사실 전혀 대책이 안서는 것입니다. 특히나 CF메모리나 SD메모리의 불량 등을 이유로 삭제되었다고 하면 할말이 없을 뿐이죠.
그래서 잘하는 곳은 2대의 카메라를 사용하거나 필름과 디지털을 병행하기도 합니다. 그것 말고는 대책이 없습니다.

2번은 신랑이 챙겨야 합니다. 신랑 또는 사회자가 사진사와 계속적으로 연락하며 결혼식 시작 20분 전에는 도착하도록 조치하여야 하겠죠.

3번은 스튜디오와 애당초 명시적으로 명확히 요구하여야 합니다. 스튜디오에서 알 수 없는 사람을 붙이면 반드시 이 부분에 대한
명시적인 주의나 요구를 해야합니다. 저는 사진사에게 수 차례 전화로 이야기하고 공손히 부탁했는데, 이렇게 나오기도 했던거죠 ㅜㅜ

결혼식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당부가 있습니다.
(소송보다는 사전에 이런 일이 안 생기는게 중요하겠죠)

1. 스튜디오 촬영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결혼식 본식 촬영이다

  대부분의 웨딩컨설턴트들이 스튜디오 촬영 결과물을 갖고, 스튜디오를 정한 후에 본식은 그냥 사은품처럼 끼어주듯이 하는데
  절대 100% 후회한다. 스튜디오는 다시 찍을 수 있고, 맘에 안들면 또 찍으면 되지만 본식은 두 번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반드시 본식 촬영은 사은품처럼 고르지말고 스튜디오에서 찍던 사람이 찍게 하거나, 책임 있는 곳에 맡기도록 하라

2. 아날로그 촬영 또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병행을 요구하도록 하라

  단체 사진에는 아직도 디지털이 절대적인 한계가 있다. 반드시 본식의 단체사진에는 아날로그, 중형 카메라를 요구하라.
  그것이 비용이 얼마나 추가가 된다 하여도, 소중한 시간을 내어서 방문해준 사람들에게 예의라고 생각한다.

3. 촬영 기사에게 정당하게 요구할 것은 요구하라

  난 사실 결혼식장에서 신랑과 싸우는 촬영기사들을 몇번 봐온터라, 예의 갖춰 최대한 공손히 말했다.
  이것 저것 잔소리 하기보다 그 사람이 하고자 하는 대로 놔뒀는데, 절대 후회한다. 좀 진상같아도 할말은 꼭 하고,
  요구할 것은 명확하게 해야한다. "신부를 더 집중해달라" "양가 부모님을 많이 찍어달라" "단체사진은 혹시 모르니 3번씩 찍어 달라" 등

4. 주변 친구들이 DSLR을 갖고 맘대로 촬영할 수 있게 기사에게 양해를 사전에 구하라

  친구들의 DSLR은 보험이다. 반드시 친구들이 맘대로 활기있게 찍을 수 있게 사전에 촬영기사에게 양해를 구하도록 하라
  사실 내 결혼식 이전에 다른 사람의 결혼식에 가서는, 촬영기사를 방해할까봐서 숨어서 찍어주곤 했는데, 아니다. 
  친구들은 최고의 보험이고 촬영 기사에게는 구원의 단비다. 촬영 기사에게 양해를 구하고 친구들이 맘껏 찍도록 열여줘라.

5. 내가 해주고픈 가장 최고의 조언은? 오래된 사진관의 할아버지에게 부탁하라

  스튜디오 촬영은 예쁜 스튜디오에서 하고, 본식 촬영은 동네의 오래된 사진관의 할아버지에게 부탁하도록 하라.
  현대식으로 이것 저것 신랑 신부를 잡지 못하여도, 단체 사진에는 기똥차게 잘 찍으신다.
  단체사진은 키높이도 맞추고, 한 명 한 명 시선도 다 잡아줘야 되는데 이런 일은 정말 잘하신다.
  본식 촬영에 이런 할아버지 사진가를 초청하는 것이 최고의 선택이라 생각된다.

사실 예방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결혼을 앞둔 수많은 친구들, 지인들에게 꼭 해주는 말이지만, 하나 하나 준비하다보면 정신없습니다.
적어도 내가 관리할 수 있는 위험 영역 외의 영역에서 이런 사고가 안터져준다면 그것보다 행복한 것 없다고 봅니다.

솔직하게 말하고 요구하고, 정당한 권리를 행사할 때에만, 보호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De Ryo

p.s. 결혼 사진 때문에 소송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앞선 글을 참조하셔서 소송을 제기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사안에 따라서 소송 쟁점이 일부 변경되어야 하긴 하지만, 큰 가닥에서 계약불이행 또는 불법행위 손해배상에 귀결되기 때문에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잘 해결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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