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hosun.com, 이 사이트가 생겨난 이야기...

2010.09.01 00:30
간혹 사람들이 ehosun.com 을 "조선닷컴'으로 보기도 하고, "에로선닷컴" "이초선닷컴" 등으로 읽기도 하는 이호선닷컴의 탄생 비화를 말씀드려봅니다.

ehosun.com 의 첫 도메인 등록은 1999년으로 기억합니다. 누드교과서로 유명한 (주)이투스의 김문수대표(@etoosKim)가 창업하던 해였던 것 같습니다. 동아리 친구이던 김문수대표의 창업 성공기 아니 정확히는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창업성공기를 듣고서, 엄청나게 뽐뿌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3학년 1학기 처음으로 사법시험 1차를 보고서, 그때까지는 나 정도 머리면, 3학년때 1차, 4학년때 2차는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만만하게 봤던 것 같습니다. 낙방을 겪고나서, 약간은 방황을 하다가 김문수대표 이야기에 자극을 받은 것이 컸던 것 같습니다.

창업을 하겠노라고 작정했습니다. "내가 필요로 하는 것", "내가 가치있다고 여기는 것" 동시에 그러면서도 현재 비즈니스에서 조금만 가공해도 될만한 사업 아이템을 찾자는 것이 주된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나온 아이템이 지하철 광고였습니다.

일본의 지하철광고

▲ 일본의 지하철광고


지하철 광고를 온라인으로 옮겨보자

IMF 이후에 지하철 광고는 정말 급속도로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경제 예측을 위해서 소비심리지수 등을 측정하고 하는데, 저는 지하철 객차 안의 광고가 얼마나 많아지고 다양해졌는가와, 지하철 역사안의 매장들이 어떻게 들어서고 있는가를 봅니다. IMF 이후에 급감한 지하철 광고 시장이 다시 활황이 될 것이라고 보고 그와 관련된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었습니다.

목표는 단 하나였습니다. 지하철 광고를 콘텐츠로 만들어서 유통하는 것이었습니다. 지하철 광고는 특성이 참 오묘했습니다. 승객들이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동안에 주목할 수 밖에 없어서 많은 내용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즉 TV광고와는 달리 많은 콘텐츠를 내포하고 있어도 전혀 승객들에게 무리가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신문광고처럼 자세한 내용을 담을 수 있으면서 동시에 목적의식을 갖고 보는 매체가 아니라는 점에서 조금은 자극적인 문구나 콘텐츠를 포함해야하는 광고매체였습니다.

단 하나 이 매체의 단점이 있다면, 지하철에 내린 순간 잊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 지하철 광고를 보면서, "아 저 광고에 나온 사이트는 꼭 가봐야지" "아 저 광고의 상품은 꼭 찾아봐야지" "아 저 광고의 이벤트는 꼭 참여해야지"하면서도 지하철에 패스를 넣고 나오는 순간 그 기억은 패스와 함께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패스와 함께 사라져버린 기억을 되살리자

이호선닷컴은 그런 광고들의 온라인매체가 되고자 했습니다. 지하철광고의 옵션상품으로 온라인매체 이호선닷컴에 광고를 또 한번 전시하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내가 타고온 지하철에 봤던 광고들을 다시 찾아보고, 또는 많은 참여자들이 관심있어 하는 광고들을 정리해서 보여주는 그런 서비스 말입니다.

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했습니다. 광고가 모여있고 그 광고들이 정보가 되는 사이트가 될 수 있겠다. 지하철 광고의 판매과정에서 옵션으로만 추가하면 기본적으로 서비스는 가능할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뛰어다녔습니다. 아침 6시만 되면 눈이 번쩍 떠지고, 오늘은 누구 누구를 만나야하나, 왜 이렇게 9시가 안되는 걸까. 어떻게 하면 이 많은 사람들을 효율적으로 만날까를 고민하며 뛰어다녔습니다. 지하철공사, 도시철도공사, 시청, 광고대행사 등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은 최대한 만나보았습니다. 퇴근시간이 되고, 밤이되면 그렇게 다음날이 그리워지고 빨리 해가 뜨고 또 다시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암초를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선배 벤처 창업가들을 만나기 시작하면서부터 암초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대번에 "이건 안돼"라는 말부터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지지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광고"를 왜 찾아서 보느냐는 질문에 답을 못하는 제 자신이 한계에 도달한 것 같았습니다. 세 달 가량 뛰어다닌 시간이 조금씩 슬로우모션처럼 보이면서 아 이건 아닌가 싶었고, 저 혼자 그걸 모두 챙기다보니 그것 역시 버거웠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때부턴 선배들의 취업 오퍼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이 꿈을 접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우선은 와서 배워라" "좀더 알아야겠다" "철좀 들어야겠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정말 철이 들었습니다. 다시 학교로 돌아와 열심히 4학년 1차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아직 미숙하구나를 절실히 느끼며 사업을 미루고, 또 다시 떨어지고마는 그 다음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개인홈페이지로 전환, 사업은 포기

그리고선 이 이호선닷컴을 가지고 제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당시에 알던 HTML을 다 동원하고 게시판 툴들을 동원하여 이호선닷컴 홈페이지를 운영합니다. 한겨레/한국일보 등에 실린 제 독자칼럼 50 여 글들, 그리고 간간히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홈페이지를 가꿔나갔습니다.

게시판 툴을 이것 저것 바꿔나가면서 데이터도 유실되고, 어딘가에 백업해놨지만 찾아보고 싶지도 않고, 지금은 블로그로 완전히 탈바꿈했습니다. 하지만 이 도메인 여전히 사랑스럽습니다. 저를 가장 뜨겁게 살게 해준 사업 아이템이었고, 지금처럼 벤처에서 몸담아 일할 수 있게 해준 큰 계기였으니까요..

아참, 무엇보다 최고의 자극은 지금도 제 롤모델이 되어주는 친구, 김문수 대표랍니다. 여전히 저는 그 친구가 창업하던 시절, 자기 자신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왔었다는 그 말을 잊지 못합니다. 그 친구가 아니었다면 지금도 아마 신림동 바닥에서 뒹굴며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었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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