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나에게 필요한 것, 끈기...

2010. 9. 24. 09:54

▲ 허먼밀러, 에어론체어

나를 가장 아껴주는 보스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그 사람과 지금은 같이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그 사람과 만나서 세상 돌아가는 일부터, 제 주변의 일, 그리고 저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누면서 많은 교훈을 얻고 살아갈 방향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보스라기보다, 인생의 스승 내지는 앞서가는 선생으로서의 느낌이 강합니다.

근래에 그 분과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며 제 근황에 대해 말씀드릴 일이 있었습니다. 근 3년간, 제 근황이 너무 빨리 업데이트되어서 적잖이 놀라시면서도 저를 가장 잘 아시기에, 제 선택을 지지해주시면서도 딱 하나 주의하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끈기를 길러라"

근 3년간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것을 지켜본 제3자들 모두는 저를 끈기없는 사람으로 지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듣고보니 그렇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많은 변신을 꾀하였고 그 변신들이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제 자신으로서는 절대 좋은 방향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행동했지만 말입니다.

실질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외관도 중요

법률의 해석에 있어서 그 입법자의 의도보다, 때로는 그 문구를 가지고 사후에 해석하는 해석자의 해석이 더 중요하기도 합니다. 아니 오히려 그런 해석자의 해석을 염두에 두고 입법자는 입법을 해야하기도 합니다. 즉 실질적인 의도나 본의보다 중요한 것이 때로는 그 외관을 바라보는 객관적인 시선입니다.

사람의 행동에도 그런 것 같습니다. 중요한 부분을 놓친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제가 옳다는 방향으로 빠르게 변신했습니다. 너무 경솔했던 측면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어떤 변명을 한다한들, 소용이 있을까 싶습니다.

끈기를 가진 조직에서 새롭게 배워보렵니다.

이번에 새로 합류한 조직에서는 제가 큰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새로 배운다는 자세로, 10년간 끈기있게 일해온 멤버들로부터 하나씩 배우면서 일을 해나가려 합니다. 끈기가 없다는 것은 반대로 조급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조급함이 없는 끈기없음은 구질구질한 집착이고 매달림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급함을 잊고 끈기를 가져보려고 합니다. 긴 숨을 내쉬면서 하나씩 하나씩 배워가면서 제가 부족한 부분들을 메워가보려합니다. 당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끈기 없는 놈"이라는 핀잔을 하겠지만, 제가 이제야 객관적인 제 모습을 발견하였으니 고쳐나가면 될 것 같습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아 애태우며 속상해 하는 일 없이, 1년, 2년, 10년 길게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3년간의 변명 아닌 변명

3년간의 선택에 대해 후회는 없습니다. 작은 것 하나 선택할 때에도 신중하게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선택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난 3년간이 그 앞선 30년보다 행복하다고 느낄 정도입니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남들의 구미에 맞게 살아온 날들보다, 제 자신에 충실하며 마음속의 소리에 귀기울이며 살아왔습니다. 이번 선택도 오로지 제 자신의 행복함이 무엇일지 고민하며 그것에 따라서 충실히 선택했습니다.

이전 회사에서 모시던 부장께서 마지막에 제가 이직을 고민할 때, 조언해주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본인이 행복한 방향으로 고민하고 결정하라"

그렇게 3년간 살아온 것 같습니다. 그래서 후회없습니다. 다만 지적하신 것처럼 남들이 부족하다고 느낀 끈기를 길러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리더가 되고 싶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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