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appos.com의 Tony Hsieh, 오케이아웃도어닷컴, G마켓 그리고?

2010.09.26 07:58

▲ 토니의 저서

우연한 기회에 받게된 "딜리버링 해피니스"라는 책...
단숨에 읽을만큼 재미있게 쓰여진 책입니다. 이런 스타일의 책을 싫어하는 사람은 읽기 버겁거나 "또" 이런 반응을 보일만한 내용이지만, 저자 토니 스스로 자신의 목소리(Voice)로 쓰다보니 옆에서 이야기 듣는 기분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이었고 다음으로 떠오르는 곳은 G마켓 그리고 마지막에 떠오르는 곳은 현재 몸담고 있는 나무인터넷이라는 회사였습니다.

지은이 토니가 몸담고 있는 Zappos라는 회사에 대해 간략히 알고 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이 회사는 한 마디로 "쇼핑몰"입니다. 브랜드 신발을 주로 거래하던 전문몰이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두고 있다가 라스베가스로 이전한 10년된 쇼핑몰이고 재고를 두고 판매하는 형태의 몰입니다. 이런 쇼핑몰이 2008년 10억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약 1조원의 거래액을 만들어냈고, 2009년에는 아마존에 이 회사를 약 1조원 가까운 금액에 매각하게 됩니다(정확히 이 지은이의 표현대로라면 눈이 맞아 같이 살게되고, 실제로는 주식교환 형태로 전액출자자회사로 변신합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Zappos에 대해 자세히 설명된 블로그 들을 추천해드립니다.

이 모든 글들을 보면 Zappos는 매우 성공한 기업처럼, 매우 잘 된 기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2008년에도 경영난을 겪으며 직원의 8% 정도를 정리해고 하고, 그 이전에도 대규모 정리해고를 감행했던 한편으로는 생존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도 했던 잔인한 기업이기도 합니다. (CEO의 편지 원문) 물론 이 원문에서 보다시피, 위기에 Reactive 하기보다 Proactive 하기 위하여 이런 결정을 한다는 표현을 하지만 적어도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기업인가에 대해서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모르겠습니다.

행복학, 이런 것을 떠나서 순전히 비즈니스에 대한 토니의 성찰과 국내에서 비슷한 사례들이 어떤 것이 있었는지 적어보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책 읽고서 감동하면서도, 이 회사 별로다라고 생각한 것... 참 오래간만입니다)

  • 초창기 멤버들과는 다른 이유로 찾아오는 사람들을 채용하는 실수(번역본 p.80~)
아주 매력적인 비즈니스모델인 링크익스체인지라는 비즈니스를 하면서 저지른 실수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그렇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슬기롭게 넘기지 못하여 아쉬움을 표현하는 부분입니다. 최초에 깃발을 들고 돌격하는 돌격대가 있고 그 이후에는 그것을 다지고 공고히하고, 그 다음에는 보다 프로페셔널한 사람들이 나타나 정착하는 단계를 만드는 것은 어쩌면 비즈니스의 생리라고 생각합니다.

회사가 성장하면 원로 멤버들은 이런 말들을 합니다. "점점 회사에 로열티 없는, 연봉만 높은, 경력자들로 드글대는 것 같아", "그들은 잠시 이 회사에서 경력만 키워서 옮겨간단 말야", "내가 왜 저들보다 열위에 있어야 하는거지?" 등의 말을 말입니다. 하지만 어찌보면 회사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수순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초기의 멤버들을 홀대하거나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런 생리를 인정하고 그에 걸맞게 조직 구조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 시장 기회의 판단 @ 포커테이블(p. 105~)
이 부분은 매일 주요한 메시지입니다. 토니는 포커판에서 시장 기회의 판단을 보는 눈을 기르게 됩니다. 포커 테이블의 선택은 도박사에게 매우 중요한 결정이다. 그리고 선택한 테이블에서 이기는 것이 너무 힘들면 테이블을 바꿔도 되며, 경쟁자가 너무 많으면(또는 비싱적이거나 경험부족인 경우인 사람들까지 있으면) 실력이 가장 뛰어나더라도 이기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 비즈니스 네트워킹 모임에 대한 무용론(p. 127~)
많은 성공한 기업가들이 이야기하는 내용입니다. 사교적인 모임에 자주 나타나고 그런 모임에서 명함돌리기 좋아하는 사람치고 제대로 사업하는 사람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관계를 맺고 상대를 알아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그 사람과의 비즈니스가 오히려 더 당연한 것은 만고의 진리인데 실제로는 그렇게들 못하는게 사실입니다. 한번이라도 더 만나고 명함을 주고받고 그러다보면 언젠가 비즈니스의 물꼬가 터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명함돌리기에 바쁜 경우가 많습니다.

"'사업적' 개념의 네트워킹을 멈추고 숨겨둔 목적없이 순수한 우정 그 자체로 깊이 맺어진 친구를 늘"리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누구의 표현대로 "누구나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하는 친구는 진짜 친구가 아닐 수 있다."

  • 정리해고가 회사의 생산성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사실? (p.146~)
아직은 이 부분은 모르겠습니다. 우연치않게 남은 인원으로서도 현재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생산성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저해될 생산성이 없었다는 것입니다(초기였기에 더더욱).

다만 이 조직의 희생을 이끌어내기 위하여 월세를 회사에서 부담하여 준다던가, 20%를 삭감하고 근무일수를 줄인다던가하는 창조적인 회사의 대처방식은 맘에 듭니다. 하지만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정리해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오히려 앞서 말한 것처럼 Proactive하게 조직을 구성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고용관계의 유연성을 지지하는 입장이면서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

  • 생산자 직송방식에서 자체재고 보유방식으로의 전환(p.151~)
이 부분은 참으로 혁신적인 부분입니다. 뭐랄까. 난관을 극복하는 가장 다이나믹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해야할 업무를 나누고 그에 따라서 처리해가는 모습, 그리고 그 항목들을 정확히 뽑아내어 대처하는 모습이라서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읽으면서, Zappos의 토니가 우리나라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을 먼저 알았더라면 이렇게 고생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결코 이 분야에서는 미국의 1조 기업보다 못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느끼는 부분이었습니다.


  • 소중한 교훈, 회사의 핵심기능을 아웃소싱하면 절대 안된다는 것(p.175~)
흔히들 콜센터하면 회사에서 아웃소싱의 대표 분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가장 열위에 존재하고 사후처리, 사후대응 등으로 치부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Zappos는 고객응대와 물류를 회사의 핵심기능으로 인식하고 그에 맞게 대우합니다. 입사자 전원이 고객응대 경험을 2주간 진행하도록하고, 물류를 제삼자물류(3PL)를 통해 진행해서 회사를 망하게 만들뻔 하다가 직접 물류로 전환합니다.

이 부분도 시간되면 토니에게, 한국에 와서 오케이아웃도어닷컴과 몇몇 기업들의 온라인-오프라인재고관리시스템과 창고운영방식 등을 좀 배워가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Zappos의 시스템을 몰라서 하는 소리니 오해하지 마시길).

그리고 가장 극적인 부분은 콜센터의 이름을 고객충성팀(Customer Loyalty Team, CLT)로 명명하고 회사 전체가 콜센터가 되기 위하여 새로운 콜센터를 지을 곳으로 본사 전체를 옮기는 감행을 하는 부분입니다.(p.192~) 90명의 직원 가운데 70명이 이동하기로 동의할만큼 유연한, 한편으로 적극적인 자세로 구성원이 임하는 부분입니다.

  • 재포스 컬쳐북 (p.197~)
재포스 문화에 대한 소책자를 만들어서 구성원, 투자자, 고객 등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배포하는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오타 수정 외에는 내용을 검열하거나 편집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구성원이 느끼는 기업문화에 대한 우호적 의견과 부정적 의견을 모두 담아내고자 하는 컬쳐북을 만들어냅니다.

회사가 비대해지는 것을 마땅해하지 않는 구성원의 이야기부터, 초기의 방식을 고수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불만, 회사 내의 의사소통이 예전만하지 못하다는 비판 등 회사를 건강하게 만들기도 하고 구성원이 삭히며 병이될만한 내용들도 담겨져 오히려 회사를 건강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서 회사의 문화가 곧 회사의 브랜드가 되기에 이릅니다.(p.221~) 인터넷이 세상을 연결하여 점점 투명해지는 세상에서 꽉 틀어막고 라디오, TV, 신문광고로 브랜드를 만들어가꾸던 시절은 지나갔다는 것이 지은이의 생각입니다. 컬쳐북이 만들어내는 회사, 그리고 그 회사의 브랜드는 참으로 혁신적이고 배울만합니다.

이외에도 조직론, 행복론, 고객가치론 등이 담겨져있는데 이 부분은 이 글에 담기에는 조금 성격이 달라서 생략합니다.

  • 결론?
1조짜리 기업 재포스는 정확히 말해서 브랜드신발 판매쇼핑몰입니다. 고객의 감동을 통하여 보다 많은 물건을 판매하는 것에 주력하는 기업입니다. 이 회사가 가지는 비전이라는 것은 많이 팔아 이윤을 남기는 것이라는 가치입니다. 이런 카테고리를 저는 "Market"이라고 명명하고 싶습니다. 오케이아웃도어닷컴도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국내의 많은 쇼핑몰들이 "Market"으로 성장을 노력합니다.

G마켓과 같은 오픈마켓은 재포스가 초기에 노리던 직배송 방식의 사업을 고수하면서 만들어진 기업입니다. 이런 기업의 비전은 많이 팔아 이윤을 남기는 것과 더불어 "재화의 효율적 거래 공간 제공"이라는 보다 큰 비전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이런 카테고리를 저는 "Market(ing) Place"라고 명명하고 싶습니다. 즉 참여하는 Market/Seller들이 자신의 상품이 보다 잘 팔리고, 고객에게 잘 보이게하기 위하여 마케팅을 경합하는 공간, 마켓플레이스입니다.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재포스보다 보다 잘 구성된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은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아마존은 오히려 재포스를 1조원에 가까운 돈에 "전략적 제휴"를 하게 되는 것.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은 그럼 한 3조 정도의 기업가치를 갖는 것이 맞겠다 싶습니다.

G마켓이 대략 2조원의 금액에 이베이에 팔렸다는 것을 보면서 결코 한국 시장이 언어의 한계나, 시장의 한계나, 지리적 한계를 갖고 있지는 않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다만 Zappos같은 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여건이, 그리고 이런 기업이 또 다시 생겨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줄 수 있는지가 관건일것 같기도 합니다.

소셜커머스라는 이름으로 많은 플레이어들이 열심히 하고 있는데, 다음 단계는 무엇일까요? 제2의 Zappos, 제2의 G마켓이 될만한 비전, 성공, 역사를 써내려갈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그리고 그것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줄수 있을까요?

p.s. 다 쓰고나서보니, 할말은 많았는데, 왜 썼나 싶습니다. 뒷 부분에 또 쓰려고 접어놓은 부분들에 대해서는 좀더 고민해보고 쓰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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